한국전쟁 이후 혼란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각종 범죄가 다양하게 나타남 에 따라 어느 때보다 사건해결을 위한 수사의 과학화와 전문화가 절실하게 요구됐다. 이에 따라 우리 연구소는 감정업무를 범죄수사기관으로부터 독립 시켜 어떠한 주변 환경 요인에도 영향 받지 않고 오직 감정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55년 3월25일 내무부 장관 소속하에 독립된 위치에서 감정 및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발족한 것이다. 또한 범죄수사 및 사법재판에 관한 증거물에 대해 법의학·법과학적 감정과 연구를 수행하는 등 과학수사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체제를 갖추어 나갔으며, 범죄수사에 관한 과학적 연구와 관공서 또는 공무원의 요청에 의해 범죄수사에 필요한 감정을 담당해 이전의 치안국 감식과 업무 중 지문에 관한 업무를 제외한 모든 감정업무를 이관 받았다.
우리 연구소 창설 초기 감정건수는 1955년 480건, 1956년 771건을 시작으로 1962년에는 2129건 에 달하는 등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집도의사가 초안을 작성하면 다른 직원들이 다시 정서하거나 활자식공타로 감정서를 작성했다. 특히 1955년부터는 친생자
감별과 해부학적인 외관검사, ABO식 혈액형 감정을 중심으로 활발히 감정업무가 이루어졌다.
감정서 양식은 1958년부터 현재 와 비슷하게 활자인쇄가 가능해져 부검 집도의가 직접 기입했으며 발송할 때는 보조요원들이 정서를
했다. 이 시기에는 특히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총기가 아직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민간인 의 총기 살해사건이 많이 발생해
이와 관련한 감정업무가 증가했다.
그 동안 부검감정서는 3급 기밀 문서로 취급됐는데 1961년부터는 1급문서로 문서보존 기준이 달라짐에 따라 문서 재분류 작업을 시작 했다. 1961년 5·16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섬에 따라 1962년부터는 부검관계 업무를 중앙정보부에 보고한 후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 시기에는 주로 식중독사건, 독살사건, 식품제조 과정에서 유해 화합물에 의한 중독사고, 무면허 의사의 의료행위 에 따른 과실사건 등이 발생했으며, 특히 사회·경 제적으로 매우 빈궁한 시대였기 때문에 생활고에 의한 살인과 자살 등이 많았다.
우리 연구소는 직원의 신념과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정직·정확·공명정대·신속처리라는 소훈을 제정하고 직원의 업무지침을 마련했다. 또한 각 종 감정서 서식을 마련하고 연구소와 감정업무 현황 등에 대해 대내외에 홍보할 수 있는 안내서와 연 보·소보 등을 창간해 정부 내 각 연구소와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 협력하고 교류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1960~1970년대에 과학수사는 법의학적 감정을 비롯한 우리 연구소 감정업무의 꾸준한 발전과 주변 과학의 영향을 받은 최신 감정기법 도입 등으로 인해 꾸준히 발전해왔다. 최신 감정장비 도입과 선진 감정기술 습득을 위한 해외연수 등 신속하고 정확한 감정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전개됐으며 일반 사회와 수사관계자들의 과학수사에 대한 인식도 향상되어 감정 활용 사례도 증가했다. 이 시기에 우리 연구소는 초기의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 과 환경을 무릅쓰고 국제 수준의 감정연구기관으로서 기반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며, 감정연구 개발 사업을 비롯해 점점 늘어나는 감정수요에 대처 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폭의 직제 개편이 이루어졌다.
새로 이전한 청운동 청사에도 부검실이 마련되지 않아 부검팀이 현장 또는 시체안치실에 직접 가서 부검 또는 검안을 해야 했으며, 1968년부터 비로소 연구소 부검실에서 본격적으로 부검업무를 실시했다. 당시 주로 의뢰된 감정사건은 살인사건과 진료 상 문제로 야기된 업무상 과실치사사건이었으며, 병사(자연사) 또는 중독사나 재화사 등은 적은 편이 었다. 감정서 양식은 현재와 달리 외상의 경우 흑백 사진에 직접 그림을 그려 상처 부위를 알아보기 쉽게 나타냈으며 강간사건의 경우 정자가 현미경으로 확인되면 현미경에 카메라를 부착·촬영해 감정서에 첨부했다. 또 부검 소견상 중독사로 의심되면 이 화학과에 독물 감정을 의뢰해 시험결과에 따라 중독 사망의 종류별 사인을 결정했다. 부정식품 관련 사건은 국립화학연구소와 국립보건원과의 업무협조 아래 이루어졌다.
1965년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응용한 새로운 시험법인 박층크로마토그래프 법(TLC)을 이용해 메사돈 검출에 성공했다. 박층 크로마토그래프법은 페이퍼크로마토그래프법에 비해 훨씬 짧은 시간에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당시 학계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은 연구성과로써 우리 연구소는 물론 관련학계에도 학술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1964년부터는 청산염 중독이 서서히 증가 추세 를 보였으며 이후 1970년대부터는 단연 수위를 점 했다. 1960년대 후반에는 비소와 바르비탈산 중독 감정건수가 많았다.
1960년대 후반에 우리 정부는 개인의 엽총 소유를 허가했는데 이로 인해 엽총 총 상 사망이 주로 발생했다. 또한 시대적으로 산아제한 붐이 일기 시작하자 불법 낙태수술이 성행해 이로 인한 사망도 많았다. 이 시기부터 부검 의사들이 부검 종료 후 소장에게 먼저 부검결과를 정식으로 양식을 갖춰 서면보고를 시작했으며, 의뢰 경찰관서에 ‘부검의뢰서’ 외에 사건 개요서를 따로 작성했다. 또한 형사사진실에 컬러사진 현상 시스템을 구 비해 부검사진의 컬러화에 만전을 기했다. 우리 연구소에 법치학적 감정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68년으로 변사체에서 외표에 표출된 치흔을 원형대로 잘 채취한 후 용의자의 치아를 석고로 본 을 떠 만들어 상호대조함으로써 동일인임을 확인해 결정적으로 범인임을 입증했다. 법치학적 감정 중 치흔 감정은 고도의 숙련된 기법과 수사관의 긴밀한 협조가 요구된다. 1960년대에는 화재 감정과 위조지폐 감정업무 등이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1966년부터는 다시 감소됐다. 1960년대 초에는 상호 불신 풍조로 인해 문서감정 분야 중 투서 감정업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으며, 후반기부터는 급격히 감소했다.
우리 연구소는 설립 이후 감정연구기관으로서 성장·발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특히1975년 이후부터는 어떻게 하면 감정기관으로서 내실을 기하고 현실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 과학수사에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개발 했다. 각종 범죄 증거물에 대한 감정 종류가 늘어나고 감정영역도 광범위해짐에 따라 기구와 인력이 개편되고 시설과 장비가 확충됐으며 이에 따라 우리 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감정 전문기관으로서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시기에는 감정장비 이동에 따른 감정업무 지연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로 인해 일선 경찰서의 불만이 컸다. 의주로 청사에도 부검실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영안실로 찾아가 부검업무를 수행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외자장비를 많이 도입하고 연구요원들의 해외연수 및 전문기술 함양 등을 실시해 감정업무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감정업무 가 질적으로 많이 향상됐다.
1978년에는 혈청학실이 생물학1실과 2실로 변경됐는데 생물학1실에서는 모발·인체분비액·부정한약 등의 감정업무를, 생물학2실에서는 혈흔·종속감별·성별식별 등에 대한 감정연구 업무를 담당했다. 이는 당시 혈액형에만 의존해 감 정하던 것에서 벗어나 적혈구 효소형 등 단백질 유전효소 검출법이 개발됨에 따라 업무 증가 및 행정 환경과 주위 여건 의 급속한 변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이 시기에 이루어진 주요 감정연구는 모발의 형태학적 특징과 한국인의‘MN’식 혈 액형 분포 등에 대한 연구 등이며, 또 한국산 식물의 응집소에 관한 연구도 발표됐다. 또한 1979년부터 연차적으로 과학 수사 장비의 현대화 수급 계획에 따라 새로운 장비가 도입되어 이 장비들을 이용해 법의·혈청학적 감정 및 연구의 전반 적인 재검토 작업이 이루어졌다.
1980년에는 본격적으로 거짓말탐지(폴리그래프) 감정업무를 수행했는데 거짓말탐지기가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이목을 받으며 부상하게 된 계기는 1981년 마포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이 모군 유괴사건이었다. 과학수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거짓말탐지기에 의한 결과는 수사과정에서 진술의 진위를 판단하고 자백을 유도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1981년에는 비교시험감정 장비 도입으로 감정업무의 과학화와 신뢰성을 확보했으며, 1984년에는 법치학적 감정을 더욱 폭 넓게 그리고 전문화하기 위해 독극물 중독시 치아에서 형태학적인 변화를 보기 위한 연구용역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과학적 감정기반을 제고하고 새로운 감정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4억5000만원을 들여 슈퍼임포즈중합기·자동필름현상기·이온크로마토그래피·가스크로마토그래피 등 최신 감정장비 17대를 확보해 감정업무에 활용했다.
1980년대에도 과학수사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이 시기에는 컴퓨터 등 각종 감정장비가 보급되어 이를 수사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을 뿐 아니라 수사에 필요한 각종 자료의 전산화와 새로운 감정기법 개발도 이루어졌다. 하지만 점차 늘어나는 각종 강력 사건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초동 수사 미비로 인한 증거물 부족과 날로 교묘화·지능화·흉폭화되는 범죄로 인해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태에서 법원에서 무죄선고가 늘어나 점차 과학수사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부각됐다.
우리연구소는 1986년 9월1일에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교통이 혼잡하고 시체를 다뤄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불편했던 의주로 청사에서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마련한 신축 청사로 이전했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감정기법 개발을 위한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선진 외국의 감정기법 연수를 통해 감정기법 연구개발의 내실화를 꾀했으며, 각종보고회의 정례화와 감정 관련 학회와의 학술교류를 확대하고 감정자문위원회의 실질적인 감정참여자문을 유도함으로써 최신 감정기법의 상호 교환체제를 정착시켰다.
1980년도부터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남용건수가 증가했는데 1985년 이전에 의뢰되는 감정물 유형은 대부분 분말 형태의 메스암페타민이었다. 소변 중에 포함된 메스암페타민 감정은 감정기법이 확립된 1985년부터 면역분석법을 이용한 검색장비인 EMIT를 이용해 이루어졌다.
1985년에는 혈흔에서 PGM 효소형 검출에 관한 연구와 모발의 개인식별에 관한 연구 등 새로운 감정기법 20건을 개발했으며, 1억3700만원을 들여 조직염색을 위한 처리장치인 자동침출기와 단백질 및 효소분석을 위한 디스크 전기영동장치, 문서 및 필적의 입체 비교분석을 위한 비교입체현미경, 부정유류 분석을 위한 발화점측정기를 구입했다.
1987년에는 의류 등에 부착된 혈흔등을 해리시험법에 의해 혈액형을 분석하는 동시에 미량이거나 눈에 띄지 않는 혈흔은 루미놀시험법을 도입해 강력사건 수사에 적용하는 등 전문화된 업무 추진으로 범죄 발생시 초동수사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 미디어의 발달로 음성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해 7월1일에는 음성감정기법이 도입되어감정업무가 시작됐으며 시대적 요구사항인 혈중알코올 등 알코올류와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류, 청산 등 유해화학물질류, 총기·폭약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환경물질에 대한 감정업무 분야가 세분화됐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회가 현대화·안정화됨에 따라 화염병 투척·최루탄 감정, 혈중일산화탄소 감정은 급격히 감소했다. 대신 미량분석 장비가 속속 도입되고 섬유·화재잔사 중 인화성 물질의 감정과 차량이 급격히 보급됨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이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석탄 연료가 석유·가스·전력 연료로 대체되면서 취침 중 혈중일산화탄소에 중독됐는지 여부에 대한 감정은 화재로 사망한 사람의 화재 시점 판단을 위한 수단으로 진화되고 있다.
1991년 8월에는 국내 최초로 유전자 분석을 이용한 개인식별법을 범죄사건 감정에 도입했으며, 1992년 3월부터는 실제 범죄증거물에 대한 DNA형 분석법을 감정에 적용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범죄수사 영역에서 개인식별을 위한 DNA 분석 분야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다.
1990년에는 소변에서 대마 성분을 검출하는 방법이 확립됐으며, 1991년에는 EMIT보다 좀더 진보된 형광편 광면역분석법을 이용한 예비실험장비인 TDx가 도입되어 소변에서 대마 성분을 분석하는 업무가 실시됐다. 현재까지 소변에 포함된 마약류 감정은 대다수가 TDx를 이용한 예비실험과 GC/MS를 이용한 본실험에 의해 분석되고 있으며, 이 외에 암페타민류·아편류·벤조디아제핀계 신경안정제·바르비탈산계 수면제 등의 마약류를 검색하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우리 연구소는 첨단장비 현대화로 과학수사 역량을 제고하는 한편 감정의 신뢰성 인증사업(KOLAS)을 확립함으로써 감정기법 표준화에 의한 감정결과의 객관적 평가방법을 확립했으며, 과정의 투명성에 따른 독립적이고도 공정한 감정결과를 획득했다.
1995년에 우리 연구소는 감정건수 6만9,133건을기록해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또 첨단장비 현대화에 따라 과학수사 역량을 제고하고 분석운용에 따른 장비를 보강하며 교통사고 분석에 따른 부족한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고정밀질량분석기·주사형전자현미경·유전자 분석장비 등을 도입했다.
1999년에는 감정업무의 전산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근거리 통신망(LAN)을 설비하고 LAN 서버 구축장비를 구입해 인터넷 웹서버를 구축했다. 또한, 감정장비 현대화 추진계획에 따라 16억8,300만원을 들여 혐기성 미생물 감정장비와 무균부검실 부검장비, 모발 중 남용약물 예비실험기기, 자동 유전자 서열분석기 등을 구입했다. 또한 유엔마약통제본부(UNDCP)와 공동협력해 필로폰을 함유하고 있는 불순물을 분석해 제조원을 추적하고 유전자 분석시스템과 검색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개인식별업무를 극대화해 범인검거율을 강화했다. 한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뺑소니차량 추적시스템과 알코올분해효소 및 근적외선을 이용한 알코올측정기 등 새로운 감정기법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1999년부터 공식적으로 수사에 활용된 법최면은 실적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1999년 대비 약 147% 증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뉴미디어 디지털 영상시대를 맞아 컴퓨터 관련 및 영상감정 업무는 사건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는 등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또한 1990년대 후반 이후 영상분야의 CCTV 관련 감정업무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화재 분야에 대한 감정요구 사항은 초창기에는 발화 원인, 중반기에는 발화원, 1990년 대에는 현장감정을 통한 발화원인 감정으로 변화했으며, 2000년대 들어 PL법 도입 으로 구체적인 발화원인과 피해 발생 원인 해석 등 종합적인 감정이 요구되고 있다.
2000년에는 중부분소를 개소하는 한편 감정업무의 전산화 추진으로 감정정보관리시스템(LIMS)을 구축했다. 2001년도에는 감정 여건개선을 위해 감정전문인력을 보강하고 교통사고차흔추 적 프로그램과 CCTV 재연 영상시스템과 같은 감정기법을 개발했다.
2002년에는 DNA 검색시스템을 확립하고, 유해화학물질인 톨루엔 진단키트와 교통사고 뺑소니 추적용 검색시스템을 개발했다.
2003년에는 감정추진 효율화를 위한 운영체제개선의 일환으로 부검감정 지원 기능의 운영체계를 일원화하고 독극물 감정시스템과 최첨단 DNA분석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기에 도입한 투과전자현미경 검사를 활용해 정밀한 조직검사를 시행함으로써 병리학적 감정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감정의 신뢰성 인증사업(KOLAS)을 추진함으로써 감정기법 표준화에 의한 감정결과의 객관적 평가방법을 확립하고 과정의 투명성에 따른 독립적이고 공정한 감정결과를 획득했다.
한편 2003년에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은 또 다른 전기를 맞았다.
그 동안은 수십 년 동안 시중에서 유통되는 채혈용기를 사용해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을 시행했지만 이 채혈용기는 병원에서
임상시험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운송중 혈액 부패나 용기 파손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다. 그 결과 일선 관서에서 채혈 후
연구소까지 우편으로 우송되는 과정에서 채혈용기가 파손되어 감정이 불가능한 경우가 연 10여 건 이상 발생했다.
그러나 2003년 말 경찰청에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전용 채혈용기 제작을 의뢰해 2004년부터 이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 용기에는 항응고제인 EDTA와 부패방지제인 NaF가 첨가되고 파손방지를 위해2중으로 포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2004년부터는
채혈용기 파손이나 부패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감정 불가능 사례가 없어졌다.
또 하나의 성과는 필기구의 작성기기 감정을 개시한 것이다. 동일인이 동일한 필적으로 문서를 위조한 경우 이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기가 어려워 감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2000년도부터 필기구의 작성시기 감정기법 개발에 착수해 2003년 말에 그 결실을 보고 2004년부터 감정을 시작함으로써 경찰·검찰·법원 등에서 감정의뢰가 폭주하고 있다.
우리연구소는 지난 반세기 감정기관으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감정기법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다양한 감정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 점점 들어나던 감정수요는 2008년을 기점으로 폭증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전년대비 14% 증가하고, 2014년에는 6년간 10만건 가까이 증가하였다. 특히 유전자분석 감정처리실적은 2014년 전체 감정처리실적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야 할 만큼 의뢰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2005년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및 2010년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과 보호에 관한 법률」 의 시행으로 폭발적인 증 가수요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2006년에는 실시간 유전자증폭기(Real-Time PCR machine)를 도입하고, 2014년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장비인 Illumina의 MiSeq을 도입하여 DNA 분석을 위한 첨단 연구사업에 활용중이다.
2009년 액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LC/MS/MS)를 감정업무에 적용하면서 대부분의 유기화학물질의 분석이 가능하게 되어 감정신뢰성의 향상은 물론 감정영역의 확대를 가져왔다. 이러한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2010년에는 ‘약독물자동검색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약독물 중독사건 해결에 기여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남성호르몬제 분석기법을 개발하여 화학적 거세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에 대한 약물검사를 실시하고, 2014년에는 남용 및 강간에 사용되는 지에이치비(GHB)의 모발 중 분석법을 확립하였다.
2010년 마이크로 엑스선 형광분석기(μ-XRF)를 이용하여 미세한 금속, 무기물의 원소조성 및 함량분석을 실시하고 있으며, 페인트, 섬유, 칼라잉크의 동일성은 현미경분광광도계(MSP)를 이용하여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결정성 무기물과 토양의 동일성은 엑스선 회절분석기(XRD)를 이용하여 교차분석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4년도에는 라만분광기(Raman) 와 안정성동위원소비/질량분석기(IR/MS)가 도입되어 각종 무기물, 유기물의 동일성 및 잉크과 모발 등의 추적에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디지털분석 분야는 새로운 디지털 기기의 출현과 안티포렌식 기술의 발달 등으로 각종 사건사고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연구기법 개발 및 기술이전에 힘쓰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법영상분석 프로그램을 경찰, 군 등 일선수사기관에 보급하였고, 프레임 단위 동영상 복원기법 등을 기술 이전하여 디지털포렌식 기술을 향상시켰으며, 수십억의 국가 예산을 절감하였다.
또한, 범죄 발생시 초동 대응을 위한 CCTV 영상 분석에 긴급을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나, 사건 현장과 분석 현장의 물리적 공간의 이격으로 인해 신속한 감정지원이 어려운 현실임을 감안하여 전국 1급지에 경찰서 단위까지 U-포렌식 랩을 구축하여 원격 감정지원 확대로 범죄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교통사고 해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고 재구성 프로그램(NISI-TAR)을 개발해 일선 경찰 및 수사기관에 보급하였으며, 3차원 영상을 이용한 교통사고 재구성 프로그램인 EDVAP, PC-CRASH, PC-RECT, Photomodeler 및 MADYMO 등을 도입해 감정신뢰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경찰청과 네트워크 구축, MADYMO 시뮬레이션 및 모션 캡쳐 등의 첨단 장비를 이용한 감정기법을 개발하여 과학적이고 객관화된 감정을 추구하고 있다.
동공을 이용한 거짓말 탐지 장비 및 거짓말 탐지용 의자를 개발하여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심리생리검사에 필요한 책상을 개발하여 디자인 실용 등록을 완료했다. 한국형 검사 기법을 개발하여 현재 감정에 이용하고 있다.
2013년 다중검출전산화단층촬영장치(MDCT : Multi Detector ComputedTomography)를 도입하여 부검 전 단계에서 변사자의 사인과 관련된 중요한 손상 내지 병변을 확인할 수 있고 부검 결과를 보조할 수 있는 소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인체 조직을 구성하는 골격부위에서 골절을 포함한 손상 이외에도 연골조직에서 기체성분과 액체성분의 확인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한 그동안 인력문제로 주말이나 공휴일에 변사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법의부검을 실시할 수 없던 것을 365일 법의부검을 실시함으로써 장례절차 지연등에 따른 유가족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신속한 수사를 지원하는 한편, 현행 현장 검안을 법의학 전문가가 아닌 일반 의사가 대부분 실시함에 따라 대두되었던 감정의 신뢰성 문제해결을 위해 2015년부터 서울 일부지역에 법의관을 파견하여 검시업무를 직접 실시중이며 향후 전국으로 확대하여 현장검안을 국과수에서 전담 할 계획에 있는 등 고객만족 및 현장중심의 검시체계를 수립하였다.